[나를 묻다] "도전해보고 싶은 게 많아"
[나를 묻다] 안세웅
언젠가부터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일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단어로 떠올랐다. 일과 삶 사이의 균형. 아마도 이 단어에는 일을 잘 하면서도 나의 안녕과 취미, 관계를 잘 지키고 싶은 우리의 바람이 담겨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맑은 날 햇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안부를 물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친구가 ‘잘 사는 것(well-being)’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안세웅은 날 좋은 날이면 친구를 불러내어 커피를 사들고 공원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자유롭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를 사람을 좋아하고 웃음을 주는 것이 뿌듯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워라밸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잘 느껴진다. 그는 1년 전쯤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여전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 몇 달 전 만남에서 커피를 만들고 싶어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했다던 그는 최근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제 춤을 춰보고 싶다고 한다. 또 테니스도, 드럼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도전해보고 싶은 게 “엄청 많다”. 직장인이 된 그의 삶은 규칙적이고 안정되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그는 계속해서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춤을 춰보고 싶다고 하는 그의 눈이 반짝인다. 반짝이는 그의 눈을 보고 기쁨을 느끼며, 그를 응원하게 된다.
- 이름을 소개해줄래?
편안할 안, 세상 세, 수컷 웅 자. 근데 '웅' 자는 거의 다 수컷 웅 자 써. 수컷 웅 자가 기운이 좋대. 세상 세 자는 세상에서 좋은 사람, 큰 사람이 되라 이런 거였던 것 같아. 할아버지가 그렇게 지어줬어.
-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올해 기억에 남는 여름날이 있어?
올해 제주도에 갔었거든. 친구 세 명이서. 그 친구 세 명이 오래된 고등학교 친구들이 아니라 대학교 때 댄스 스포츠 수업에서 친해진 애들이거든. 근데 수업이 끝나고도 그 만남을 계속 이어오기 쉽지 않잖아. 제주도 한번 가자 해서 그때 딱 즉흥으로 여행을 간 거지. 9월인가 8월에. 그때가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왜냐하면 셋이 생각보다 잘 맞았어. 길에서 사람들 다 지나가는데 우리끼리 춤 추고 놀았어(웃음). 매 순간순간이 재밌었던 것 같아. (같이 있을 때 즐거운 것,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것 같아.) 좋아하는데, 그게 아닌 것도 좋아해. 그러니까 진지한 것도 좋아하고, 따로 떠드는 것도 좋아하고. 여러 무리들이 있으면 만날 때마다 내가 맞추는데, 내가 불편해서 맞춰주는 게 아니라 얘네들이랑 어울리는 게 재밌어서 맞춰주는 것 같아. 나는 오히려 그게 좋아. 다 좋아서. 사람들이 좋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 최근에 해질녘 하늘을 본 적이 있어? 기억에 남는 하늘이 있는지.
충주에 있는 루프탑 카페에 혼자 갔거든. 여름에서 가을로 변할 때였던 것 같은데. 이때 해질녘 하늘을 본 것 같아. 급박한 게 아니라 여유도 생긴 것 같고 좋았어. 원래 주말마다 항상 올라와서 사람을 만나는데, 이때는 좀 충주에 있어보고 싶은 거야. 사람들 안 만나고 혼자서. 여유롭게 좀 지켜보고. 팥빙수 하나 시켜서 먹고 그랬지.
- 어떨 때 힐링이 돼?
사람들이랑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고, 사람들 웃겨주고.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아?) 어. 그래서 어렸을 때 개그맨 할까도 생각했었어. 다른 애들 웃겨주면 재밌고. 뿌듯해(웃음). 약간 성취감있고.
- 사람을 만나고, 함께하는 게 자연스러운 느낌이야.
오 왜 그럴까? 사람을 만나면 재밌더라고.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가.
- 친구들을 만나면 재미있는 포인트가 뭐야?
농담하고 웃고 이런 거. 어딜 가든지 약간 농담을 잘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 심지어 회사에서도 드립쳐(웃음).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 회사 생활이 잘 맞나보다.
나는 진짜 다 좋아. 사람들도 좋고. 일은 뭐 내가 아직 적응하는 단계니까. 우리 회사 특징이 좀 쉬는 날이 많고, 휴가도 많고, 워라밸도 좋은 게 5시가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거든. 그래서 5시에 딱 끝나면 자기 시간이 많아. 또 우리팀은 절반이 다 20대거든. 동기들도 성격이 다 좋아가지고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아.
- 일을 적응하는 데에 스트레스도 있나?
그럼 있지. 아직 배우는 입장이니까. 딱 내려가면 내가 혼자서 해결 못하는 것도 많으니까. 근데 사수가 진짜 착해서 좋아. 진짜 잘 알려주고. 웬만하면 자기가 하겠다고. 그런 사수들이 별로 없거든. (인복이 있네) 어 난 인복이 좀 있는 편.
- 요즘 제일 익숙하고 편한 건 뭐야?
딱 잘 모르겠는데. 내 기숙사, 지금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지. 이제 (일한 지) 1년 가까이 되어가니까. 그리고 이제 돈을 쓰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 씀씀이가 좀 커진 거지. 이제 어색해져야 돼(웃음).
- 반대로 불편하고 낯선게 있다면?
이건 딱히 없는 것 같아. 불편한 것도 별로 없고. 낯선 게 지금은 별로 없는 것 같아. 내가 새로운 걸 접하는 상황이 아니라서.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은 좀 많지.
-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
엄청 많아. 지난 달에 기사자격증 시험을 봤어. 왜냐면 내가 이 회사에 계속 있을 게 아니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 발전을 위해서 학업적으로 봤고. 지금 바리스타 학원 다니면서 자격증 준비하고 있고, 다음 달에 시험 보고. 그리고 또 내가 해보고 싶은 건 운동 테니스, 드럼, 댄스 이렇게 세 개 정도. 그렇게 한번 해보고 싶어. 그리고 부동산 공부도 좀 해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건 많아. 리스트들. 지금 가장 마음이 끌리는 거는 춤 추는 거. 스우파 보고(웃음).
- 그럼 얼마 안 남았지만 남은 올해 안에 꼭 하고 싶다 하는 건? (*인터뷰 당시는 2021년 말이었다.)
이제 바리스타 자격증 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올해 안에 해보고 싶어. 학원을 딱 끊는다든지 12월 안에. 그렇게 해보고 싶어. (응원해) 응, 뭐든지 할거야.